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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체지방 내장지방 감소에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 임상결과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동아시아인에 -13% 체중 감소 효과

전 세계적으로 비만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과체중 및 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상대적으로 복부 내장지방 비율이 높기 때문에 같은 비만 정도라도 서양인에 비해 대사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아서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 25kg/㎡ 미만에서도 복부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

한국인 및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임상시험 결과를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 연구팀에서 발표하였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어 2017년에 미국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돼 외국에서는 이미 임상 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었는데, 이후 체중감량 효과도 확인되어 2021년에는 비만 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약품이다.

세마글루타이드-이미지
세마글루타이드 (상품명 오젬픽)

세마글루타이드 작용기전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작용제 효능제(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이하 GLP-1 제제)이다. GLP-1은 장에서 분비되어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췌장 알파세포 글루카곤 분비를 줄여 혈당을 조절한다. 

 

그런데 또 다른 효과로는 소장으로 음식이 내려가는 걸 늦추고 식욕 중추에 작용해 포만감을 더 쉽게 느끼게 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유사체이지만 체내에서 오랜 시간 동안 머물면서 그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다.

 

비만치료제의 게임체인저로 부상

1999년부터 FDA의 승인을 받은 비만치료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르리스타트(제품명 제니칼)로 한국에서도 이듬해 승인이 나 지금까지 처방되고 있는 약물이다. 오르리스타트는 지방분해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장에서 지방의 흡수율을 30%가량 줄이는 약물이다. 하지만 흡수되지 않은 기름이 변에 섞여 불쾌한 상황이 생길 수 있고 지용성 비타민이 결핍될 부작용이 존재한다.

 2012년 FDA의 승인을 받은 '펜터민/토피라메이트'(제품명 큐시미아)는 최초의 복합제제 장기간 복용 비만치료제다(2019년 국내 승인). 펜터민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대사율을 높이는 약물이고 토피라메이트는 원래 뇌전증(간질)이나 편두통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임상 과정에서 체중 감소 효과가 발견됐다. 하지만 의존성 및 인지기능 손상 우려가 존재하여 유럽에서는 승인을 받지 못했다.

2014년 FDA 승인을 받은 두 번째 복합제제 '날트렉손/부프로피온(제품명 콘트라브)은 특이한 조합이다(2016년 국내 승인). 날트렉손은 약물중독이나 알코올의존증 치료제이고 부프로피온은 항우울제로 금연을 돕는 약물인데 둘을 적절히 조합하자 식욕을 억제해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체중감량 효과는 1년 복용 뒤 평균 4%로 그리 크지 않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세마글루타이드는 앞의 약물들과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작용하고 체중감량 효과가 훨씬 큼이 관찰되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동아시아 인에게서도 우수한 체중감량 효과 확인

서구권에서 이 약물의 우수한 체중감량 효과는 보고되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인에 대한 효과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였다.

임수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세마글루타이드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인, 일본인 비만 환자 437명을 대상으로 28개 병원에서 전기 3상 시험(3a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각 집단의 68주차 ▶체중 변화율 ▶5% 이상 체중 감소한 참여자의 비율 ▶CT 측정 내장지방량을 평가했을 때, 주 2.4mg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한 환자 집단에서 평균 체중변화율 –13.2%, 체중 감소 환자 82.9%, 복부 내장지방량이 40% 감소하며 최대 효과를 보였다. 이는 위약군(각각 –2.1%, 21%, 6.9%)은 물론 주 1.7mg 투약군과 비교해서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였으며, 이상 반응 비율 역시 2.5% 수준에 그쳐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세마글루타이드가 아시아인에서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특히 주 2.4mg, 1회 투약 시 효과가 우월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인 영국의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IF=32)’ 3월호에 게재됐다. 

 

 

출처)

美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동아시아인에 -13% 체중 감소 효과
[강석기의 과학카페] 비만치료제 게임체인저 나왔나